그 동안 iPhone, iPod, iPad 들에서 플래시가 지원되지 않는 문제로 연일 도마에 오르내리던 애플이 드디어 말문을 열었다. 단순히 "어도비는 게으르다"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 6가지 항목을 들어서 조목조목 반박을 하고 있다. 앉아서 당하고 있지만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는 글이라는 생각도 들고 시기 적절하게 치고 빠진다는 생각도 든다.(역시 무서운 넘들이다... 애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의 입장으로 보면 충분히 이유가 있는 항변이겠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면 누구 편을 들고 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급변하는 웹 환경을 이해하는 참고하고자 간단하게 정리를 해볼까 한다.(아래는 애플 웹사이트에 올라온 스티브잡스의 "플래시에 대한 생각"(Thoughts on Flash)을 개인적으로 이해하고 기억을 위해 기록으로 남기기 위한 요약본임을 밝힌다.)

초반부에 센치한 옛날 얘기로 시작하고 있다. 옛날에 창고에서 시작한 니들(Adobe) 많이 컸다. 우리 옛날에 진짜 사이 좋았잖아. 근데 니들 요즘 왜 그러니? 정도 되겠다. 애플과 어도비의 애증의 역사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진 못하지만 가끔 애플 키노트에 초대되어 하는 얘기를 들어보면 고분고분 말 잘 듣는 협력사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관계가 좋았던 우리 사이에 플래시란 놈이 불거지면서 문제가 되기 시작했다. 어도비는 애플의 플랫폼은 닫혀 있고 플래시는 오픈이라고 하지만 애플이 바라보는 입장에서 플래시를 허용하지 않는 것은 기술적인 문제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 줬으면 한다.(플래시를 막는 정확하게는 플래시로 작성된 아이폰용 앱을 허용하지 않는 앱스토어의 정책을 상도의적으로 봤을때 치사하다고 몰아가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것 같다. 사업적인 관점 보다는 기술적인 문제가 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애플과 너무 치사하다는 어도비. 정의는 없다고 본다. 다 자기 (먹고)살자는 플레이니까....)

지금부터 기술적인 그 이유 여섯가지를 설명하도록 하겠다.

1. "오픈"과 관련된 이슈
플래시는 100% 어도비의 소유이다. 플래시의 성능 개선과 업데이트는 어도비만이 할 수 있다.(가격도 어도비가 결정한다.) 플래시가 웹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고 해서 오픈이라고 말하긴 어렵다.(엄연히 별개로 설치해야 하는 플러그인이라는 말이다.) 기능을 개선하거나 버그를 고치고 업그레이드를 하는 모든 것은 어도비가 조정을 하게 된다. 엄밀히 말하면 플래시야말로 닫힌 시스템 아니겠는가? 애플도 소유한 기술이 많이 있다. iPhone, iPod, iPad 에 들어가는 OS도 그중 하나다. 애플은 웹에 속한 모든 표준들은 오픈되어야 한다고 강하게 믿고 있다. 플래시 보다는 HTML5, CSS, Javascript 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이 모든 기술들은 모두 오픈소스이다.) 애플의 모든 모바일 기기들은 이런 웹 표준 기술들을 사용할때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면서 저전력으로 작동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HTML5 는 애플을 비롯해 구글이나 다른 회사들도 함께 참여하고 있는 표준 기술이다. 우리는 개발자들이 이런 웹 표준 기술을 이용해서 더 나은 그래픽과 타이포그래피, 애니메이션등을 개발하기를 장려한다.(플래시같은 플러그인 쓰지 말고...) HTML5 는 애플이 멤버로 참여하고 있는 표준 위원회에 의해 조정되고 완벽하게 오픈되어 있다. 애플은 또한 WebKit 이라는 엔진을 개발해서 오픈 프로젝트로 헌정했고 이 기술은 오늘날의 거의 모든 모바일 기기 회사들(구글 안드로이드, 팜, 노키아 그리고 최근에 RIM)이 사용하고 있다. MS를 제외한 거의 모든 회사들이 WebKit을 사용하고 있다. (자신들을 폐쇄적이라고 공격하는 이들에게 오픈소스 기술과 오픈 소스 진영에 공헌도를 언급하고 있다.)

2. "Full Web"이 있다.
어도비는 플래시가 인터넷상의 75%에 달하는 비디오 재생에 사용이 되고 있기 때문에 플래시를 지원하지 않는 것이 웹을 완전히 지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접근성이 떨어지게 만들었다는 의미...) 하지만 어도비는 대부분의 비디오 들이 다른 포맷(H.264)으로도 지원되고 있다는 사실은 언급하지 않았다.(H.264는 iPhone, iPod, iPad 에서 잘 보이지롱...) 웹에 올라가는 비디오의 40% 정도를 차지한다고 추산되는 YouTube 가 모든 애플 모바일 기기에 번들 프로그램으로 설치가 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iPad 도 보면 정말 짱이다.)

애플 모바일 기기를 지원하는 사이트 목록
Vimeo, Netflix, Facebook, ABC, CBS, CNN, MSNBC, Fox News, ESPN, NPR, Time, The New York Times, The Wall Street Journal, Sports Illustrated, People, National Geographic 등등등...(이렇게 많았나?)

어도비는 아이폰에서 플래시 게임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뭐라 한다. 뭐, 이건 사실이다. 하지만 다행히도 앱스토어에는 5만개가 넘는 게임이 있다. 그중에는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것들도 있다.(어도비가 앱스토어가 잘되니까 거기에 숟가락을 얻으려고 한다. 쩝, 미안하다. 곤란하다.)

3. 정말 현실적인 문제. 보안과 성능
시맨텍은 플래시가 2009년에 보안관련 문제가 너무 많다는 보고를 했다. 그리고 맥에서 충돌이 일어나는 주된 원인 중 하나가 플래시라는 것도 알고 있다.(맥에서 브라우저를 이용해서 YouTube를 이용해본 분들은 충분히 공감할 듯... 정말 해도 너무 한다. )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도비와 몇년동안이나 함께 노력해 봤지만 지지부진하다. 애플의 모바일 디바이스(iPhone, iPod, iPad)에 플래시를 추가해서 고객의 신뢰를 잃고 보안에 헛점을 노출시키고 싶지 않다. 원래 플래시는 모바일에서는 성능이 그닥 좋지 못했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어도비에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잘 작동하는 플래시를 보여달라고 요청해 왔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보지 못하고 있다. 어도비는 2009년 초에 스마트폰용 플래시가 출시될 거라고 말해왔다. 그랬다가 2009년 말로 연기하고 그러다 결국 2010년 초로 연기를 했다. 지금은 2010년 하반기에 나올거라고 얘기한다. 결국에 나오긴 하겠지만 성능이 어떨런지는 아무도 모른다.(플래시가 맥이랑 모바일에서 성능만 잘 나왔으면 이러지 않았을 것이다라는 말인듯...)

4. 배터리 문제
비디오를 재생하면서 배터리 성능을 끌어올리려면 반드시 하드웨어로 디코딩을 해야 한다.(전용칩이 있어야 된다는 의미)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디코딩을 하게 되면 전력소모가 너무 많아지게 된다.(열도 더 받게 될테고...) 요즘 나오는 모바일 디바이스들은 H.264 디코더를 내장하고 있다.(물론, 칩 형태로...) H.264 이거 산업표준이다. 블루레이도 쓰고 애플, 구글, Vimeo, Netflix 도 사용한다... 최근에 플래시도 H.264 지원을 추가하긴 했지만 대부분의 사이트들은 이전 버전의 디코더를 사용하고 있다.(이건 소프트웨어로 지원한다.) 직접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iPhone 비디오를 재생하면 10시간을 볼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디코딩을 하는 상태에서 비디오를 보게 되면 5시간도 가지 못하게 된다.(뭐, 플래시로 영화를 볼 건 아니고 영상 클립이나 플래시 메뉴, 플래시 게임들을 이용하게 될텐데... 이런것들이 배터리 소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말인가? 영사을 디코딩할때 칩이 없이 소프트웨어로만 재생을 하는 부분만 문제가 되는지 모든 플래시의 작동 원리가 그렇기 때문에 문제라는 말인지 잘 모르겠다.)

웹사이트에 올라간 영상을 H.264로 인코딩해서 제공하면 구글 크롬과 사파리에서 플러그인(플래시) 없이 볼 수 있다. 애플 모바일 디바이스(iPhone, iPod, iPad)에서도 당근 잘 보인다.(사파리가 깔려 있으니 당연한 듯...)

5. 터치와 관련된 문제
플래시는 PC와 마우스를 사용하는 환경을 고려해서 설계된 경우이다. 당연히 손가락으로 터치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고려가 되어 있지 않다. 예를 들어 많은 웹사이트 들이 "롤오버"라는 것을 사용한다.(팝업이나 마우스가 올라갔을때 어떤 동작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 애플의 멀티터치 인터페이스는 마우스를 사용하지 않는다. 롤오버에 대한 컨셉도 없다. 플래시를 대부분의 사이트들이 터치를 기반으로 하는 방식으로 다시 제작이 되고 있다. 터치를 기반으로 하는 웹사이트를 다시 만든다고 하면 개발자들이 HTML5, CSS, JavaScript 를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니겠는가?(개인적으로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 분야가 이쪽 분야기도 하지만 평준화가 더디게 이뤄지는 분야도 이 분야인것이 맞기에 플래시가 그렇게 쉽게 없어질까 하는 생각도 든다.)

애플 디바이스에서 플래시를 지원한다 하더라도 플래시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웹사이트들은 터치를 기반으로 하는 웹사이트로 다시 제작하는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플래시는 터치에 대한 고려가 되어 있지 않아서 안될거다라는 의미...)

6. 가장 중요한 이유
플래시가 닫혀 있다거나 어도비라는 회사의 사유물이라는 말을 하기 전에 무엇보다 중요한 기술적인 단점(터치 기반이 아니라는)이 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있다. 우리는 웹 상에서 플래시를 사용해 비디오를 재생하고 인터렉티브한 UI를 만드는 것이 어렵다는 부분에 대해 많은 시간을 서로 상의를 했다. 그런데 어도비는 모바일 디바이스에서 돌아가는 앱을 플래시로 작성해서 개발자들이 올릴 수 있기를 원했다.

우리는 개발자와 플랫폼 사이에 서드파티가 위치하게 되면 어떤 끔찍한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뼈아픈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이것을 허락할 수 없었다. 제품의 품질에 대해서 포장할 수 없고 이질적인 프로그램군이 생기게 되고 플랫폼에 의지하는 것이 아닌 어도비의 플래시에 의존을 하게 되는 상황도 생길지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런 환경을 원하지 않는다. 우리가 플랫폼 상에서 어떤 기능 개선을 제공해도 플래시를 이용해서 개발한 개발자들은 어도비가 적용을 해줘야 기능개선을 할 수 있다. 게다가 플래시는 크로스 플랫폼을 지원한다.(윈도우, 맥, 리눅스...) 그러면 상황은 더 끔직해 질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허락할 수 없다.(결국 플랫폼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제어권을 쥐고 있어야 겠다는 의미인듯...)

어도비는 지금까지의 이력을 봤을때 플랫폼에 개선이 이뤄질 경우 적용을 가장 늦게 해주는 서드파티라는 낙인이 찍힌듯 하다. OS X 로 이전이 진행된지 10년이 다 된 지금 CS5에 와서야 Cocoa 기반으로 제작을 했다. (OS X에서 CS5 성능이 얼마나 나아졌을지 기대 된다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간단하다. 개발자들에게 최상의 개발 환경을 제공하고 최고의 프로그램을 사용자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바램들이 게으른 서드파티에 의해서 흠 잡히는 거 원하지 않는다. 결국 어도비 니들은 우리 스타일이 아니다란 건가?) 그래야 플랫폼, 개발자, 사용자 모두 만족하는 상태가 될 것이다.(어디에도 어도비 너희를 위한 자리는 없는데라는 의미...???) 

결론은

플래시는 PC 시대에 PC환경(PC와 마우스)을 위해서 설계된 플랫폼이다. 플래시는 어도비에게 성공적인 비지니스고 PC 환경 이외의 플랫폼에 플래시를 전이시키고 싶어하는 심정은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모바일 시대에 요구되는 것은 저전력, 터치기반, 웹 표준 준수이다. 플래시는 이 모든 부분에서 부족하다. 지금의 상황을 한번 봐라. 애플 모바일 디바이스들에서 돌아가는 콘텐츠들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거기에 플래시는 없다. 비디오를 재생할때도 그렇고 다른 부분도 마찬가지다. 앱스토어에는 20만개 이사의 앱들이 있고 플래시 없이도 화려한 그래픽을 선보인다. 물론 게임도 있고 말이다. HTML5 같은 열린 표준이 모바일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이것은 PC쪽도 마찬가지다.) 어도비는 애플을 비난하는데 힘 빼지 말고 시대의 흐름을 읽고 (플래시를 버리고) 멋드러진 HTML5 편집 툴을 준비하는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잡스의 말대로라면 지금은 격변의 시기이고 웹 표준을 통한 콘텐츠 혁명이 진행중이라는 의미로 해석해 봤다. 스마트폰의 성장세는 크게 늘어나고 있고 올해는 iPad를 필두로 타블렛 시장에도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려고 하고 있다. 문제는 속도인데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느낌 혹은 폭발적이라는 느낌도 든다.(물론, 국외의 체감 속도를 얘기하는 것이다.) 여하튼 이제 한판 붙어보자고 크게 터트렸으니 이제 어도비는 죽이되든 밥이 되든 안드로이드 2.2에 플래시를 얻어야 하게 생겼다. 안드로이드에 탑재되는 플래시가 잡스의 말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성능이 나와준다면 이야기는 또 다른 양상으로 흐르게 될 것이다. 그럴려면 안드로이드에서 구동되는 플래시 데모가 필요한데... 잡스는 이렇게 변명도 하고 시간도 번것이 보인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환경... 머리 아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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