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아리 근육 파열 후기 (진행 중) 

지난달 종아리 근육 파열을 겪고 치료하는 중에 경험담을 기록 차원에서 남겨 본다.

 

1차 종아리 근육 파열 (6월 27일) 

다친 경위 먼저 설명하면 이렇다. 평소 안 하던 운동을 한 것이 화근이었다. 그리고 준비운동 없이 바로 운동에 들어간 것이 문제였다. 한 시간 정도 재미있게 했는데 공이 날아가는 방향으로 방향을 바꾸던 중 종아리 쪽에서 뭔가 "퍽!"하고 터지는 소리를 들었다. 주변에서 갑자기 뛰다가 절뚝거리니까 쥐가 났나 보다 생각하고 눕혀서 발꿈치를 꺾어 줬다. (종아리가 파열되면 이렇게 하면 엄청 아프다) 운동은 그 후로 못하고 그냥 한쪽에 앉아 있었다. 앉아 있으니 조금 나은 것 같기도 했는데 주변에서 냉찜질을 하고 병원에 꼭 가보라고 했다. 6시쯤 다쳐서 한쪽에 있다가 다 함께 식사하는 자리에서 식사를 했다. 그런데 한 시간쯤 후부터 엄청 아프기 시작했다. 그래서 배운 대로 얼음찜질을 해줬다. 소파에 앉아서 작은 테이블에 다리를 올리고 얼음찜질을 했다. 토요일이라 응급실 같은 곳에 갈 생각은 별로 하지 않았다. 다음날이 되면 괜찮아질 줄 알았다. 

 

1차 정형외과 방문 (파열 1주 차)

일요일 오후가 되니 본격적으로 아프기 시작했다. 그리고 발이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시커먼 멍이 발을 감싸고 발도 부어올랐다. 집 근처 병원이 버스로 두 정거장 정도 되는데 아파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택시에서 내려 엘베까지 가는 길이 그렇게 먼지 몰랐다. 정형외과에서 진료를 받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종아리 근육이 파열된 것 같다고 하시면서 근육이완제를 처방해 줄 테니 2주 정도 치료해 보면 된다고 했다. 물리치료를 하고 택시를 타고 집으로 귀가했다. 3일분 약을 처방받았고 약을 먹고 심하게 졸린 것 빼고는 살짝살짝 걷는데 부담이 없었다. 천천히 걸으면 걸을만한 것 같았고 다음날 출근을 했다. 근무 중에도 졸림 현상이 계속됐다. 집중하기 힘들었다. 약을 다 먹은 3일 후 오전 다리가 너무 아팠다. 

다리가 엄청 부어 오르고 피멍이 자리 잡고 있다

 

2차 정형외과 방문 (파일 1주 차 금요일 - 반깁스)

너무 다리가 아파서 회사 근처 정형외과까지 택시로 이동했다. 원장님이 초음파로 찢어진 곳을 보여 주시면서 피가 고여있다고 했다. 알코올 솜을 종아리 쪽에 쓱쓱 문지르더니 바늘이 10cm 정도 되는 주사기를 찔렀다. 그리고 피를 빼내기 시작했다. 다리는 엄청 부어있고 피는 주사기 하나로 가득 빼냈다. 그리고 움직이지 않아야 된다고 하면서 반깁스를 해야 한다고 했다. (정신이 없어서 근육이완제가 들어간 약 처방은 받지 못했다) 목발을 짚고 병원을 나오니 황망했다. 직장에 사정 이야기를 하고 그때부터 2주간 재택근무에 들어갔다. 

걸어서 병원 갔다가 목발 집고 나왔다

3차 정형외과 방문 (파열 2주차 화요일)

직장 근처로 병원을 옮겼기 때문에 병원 방문을 위해 역시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다리의 찢어진 부위를 다시 초음파로 보여줬다. 반깁스를 하고 여전히 근육은 찢어진 상태 그대로였고 역시 피가 고여 있다고 했다. 주사기가 또 등장했다. 아프진 않지만 주사기 바늘이 참 공포스럽게 생겼다. 피를 다 빼고 이렇게 10번 정도까지 빼는 사람도 봤다는 이야기에 소름이 끼친다. 그리고 세 번째 방문에도 상태가 좋아지지 않으면 통으로 깁스를 하자고 했다. 뭔가 예감이 좋지 않았다. 이때 가장 많이 아팠는데 밤에 잠을 자지 못할 정도였다. 1주 차 집 앞 병원에서 근육이완제를 처방받았을 때는 잠을 잘 잤고 심지어 출근도 했다) 

 

4차 정형외과 방문 (파열 2주차  금요일)

통으로 깁스를 하기는 싫었다. 그리고 피도 뽑기 싫었다. 그래서 병원을 소개받아서 갔다. 그리고 물어봤다. 원래 이렇게 아픈 건가요? 내부에 피멍이 다리 쪽으로 쏠리면서 아픈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며 진통제를 처방해 주신다고 한다. 피를 올 때마다 이렇게 빼야 하나요? 피는 빼지 않습니다. 통깁스를 꼭 해야 하나요? 보통 다친 지 일주일이 지나면 통깁스는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궁금증을 해소하고 진통제를 주성분으로 하는 약을 처방받고 집으로 왔다. 앞으로 치료 방향이 결정돼서 그런지 마음이 한결 편했다. 저녁에는 여전히 통증이 좀 있어서 잠을 자기는 불편하다. 그리고 이 병원에서는 불편한 몸으로 병원에 오기 힘들 테니까 2주 후에 방문하라면서 약을 2주분을 처방해줬다. 

 

2차 파열 (파열 3주차 토요일)

처음 다친 발은 오른쪽 종아리였다. 3주 차가 돼가니 이제 반깁스를 따로 하지 않고도 살짝살짝 움직일 수 있을 정도였다. 그래서 근처에 지인 집에 방문을 할 정도가 됐다. 물론 목발을 집고 움직여했다. 계단 같은 곳을 오르다가 무의식적으로 오른쪽 다친 발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목발 두 개를 한 손으로 잡고 다치지 않은 왼쪽 발로 깡총하고 뛰었다. 발을 딛는 순간 익숙한 "퍽!" 하는 소리를 들었다. 믿기 싫었지만 일은 이미 벌어진 후였다. 실외라서 얼음찜질할 도구가 없어서 급하게 "설레임" 아이스크림으로 얼음찜질을 했다. 멍하니 앉아서 생각하니 어이가 없었다.

 

지난 2주간 아팠던 기억이 스쳐 지나가면서 그 시간을 또 겪어야 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귀가해서 새로 다친 왼쪽 다리에 본격적으로 얼음찜질을 하기 시작했다. 처음 다쳤을 때 얼음찜질이 좀 부족한 것 같아서 아이스팩을 붕대로 감아서 왼쪽 종아리에 감고 있었다. (무식하게 살과 아이스팩을 같이 묶어 버렸다. 이미 종아리에서 열이 나는 느낌이 나서였다. 하지만 그래서는 안 됐다) 다음날 어김없이 통증이 왼쪽 발에서 시작됐다. 잠도 잘만 했는데 이제 아파서 잠도 잘 안 온다. 필사적으로 식사 시간에 맞춰서 약을 먹는다. 주간에는 그나마 통증이 덜하지만 저녁에는 무척 힘이 든다.

 

얼음찜질을 너무 살에 대놓고 했더니 이렇게 수포가 생겼다

다음날부터 시뻘건 멍이 종아리 아래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화상을 입었을 때나 보이던 물집이 잡히기 시작한다. 그리고 물집이 계속해서 부풀어 오른다. 찾아보니 화상 이후 수포가 생기는 건데 절대 억지로 터트리지 말라고 돼있다. 이 무렵 붕대와 거즈를 구입해서 하루에 한 번씩 갈아 줬는데 새로 다친 왼쪽 다리는 수포가 터질까 봐 며칠 건드리지도 못했다. 결국 며칠 후 거즈와 붕대를 해줬고 수포는 터져서 흘러내렸다. (수포가 흘러내리면 쓰린 것도 있다) 

 

5차 정형외과 방문 ( 1차 파열 후 4주 차, 2차 파열 후 2주 차 - 반깁스)

병원을 방문했다. 원래 오른쪽 다리를 들고 목발을 짚고 왼쪽 다리를 이용해 걸었는데 이제는 반대가 됐다. 병원에서는 이렇게 양쪽 다리를 다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파열된 다리는 오른쪽 다리와 같은 과정을 통해서 회복이 될 것이고 회복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왼쪽 다리도 반깁스를 하길 권했다. (ㅠ.ㅠ) 종아리 근육 파열 같은 경우 움직이지 않고 보존치료를 하는 것 말고는 딱히 방법이 없다고 한다. 

 

두 번째 반 깁스를 하고 병원을 나섰다. 통증이 심하다고 했더니 엉덩이 주사를 한 대 처방받아서 주사도 맞았다. 집에 가만히 있을 때 종아리 위치를 심장보다 높게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고 있으면 통증이 확실히 덜하다. 하지만 움직이기 위해서 다리를 내리면 뭔가 피가 아래로 쏠리는 느낌과 함께 통증이 몰려온다. 어떻게 하겠는가?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까지가 현재까지 진행상황이다. 6월 말에 다쳤는데 한 달이 훌쩍 지나갔고 이제 앞으로 2주가 더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많이 나은 오른쪽 다리는 종아리 힘을 기르기 위해서 모래주머니를 차고 들어 올리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한다. 회복에 2~3주 정도 걸리고 재활에는 보통 4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평소에 종아리 힘을 기르는 운동이 있다고 들어보진 못했다. 따로 한 번 찾아봐야겠다. 

 

종아리 근육 파열 시 주의 사항

빠른 조치 - 얼음찜질

먼저 종아리 근육이 파열되면 빨리 집으로 돌아오거나 병원으로 가야 한다. 병원에서 반깁스 등의 처치를 받거나 집에서 얼음찜질을 잘해줘야 한다. 얼음찜질할 때 아이스팩을 살에 직접 대지 말아야 한다. (수포 생기면 따갑고 쓰리다) 이렇게 빠르게 기본적인 조치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절대 움직이지 말자

회사에 출근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서 다치고 첫 주에는 회사 출근을 강행했다. 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독이 됐다. 절대적으로 다리를 쓰는 일을 줄여야 한다. 목발을 하고 왔다 갔다 하는 것은 생각보다 체력소모가 많고 2차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왼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된다거나 하는...ㅠ.ㅠ) 

 

붕대와 거즈는 너무 세게 감지 말자

두 번째 방문한 정형외과의 간호사가 매 준 붕대는 너무 강하게 감겨 있어서 그날 저녁에 잠을 못 잘 정도였다. 그리고 붕대와 거즈는 병원에서 하고 나오면 집에서는 하루나 이틀에 한 번 정도 갈아주자. 본인이 직접 붕대를 감을 때도 세게 하지 말고 그냥 덮는 정도로만 하자. 다시 말하지만 너무 세게 감으면 압력에 의해서 통증이 더해질 수 있다. (왜 붕대를 강하게 감았는지 물어보니 압력이 세면 붕대는 집에서 다시 풀어서 감으라는 답변을 받았다. 물론 붕대를 매 준 간호사가 얼마 되지 않은 신입이라는 설명과 함께 말이다) 

이렇게 다리를 하늘을 향해서 들고 있으면 좋다. 심장보다 종아리가 위로 가도록

근육 파열은 움직임을 최소화해서 자연치유가 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아직 회복 중이지만 최대한 몸을 움직이지 않고 누워서 다리만 소파나 테이블에 올리는 형태를 유지해 줘야 한다. (잘 때는 편한 자세로 자라고 하는데 통증이 있어서 어차피 잠은 잘 못 잤다)

 

이 외에서 실비보험이 있다면 요즘은 반깁스 같은 것도 바로바로 처리가 된다. 예전에는 서류를 팩스로 보냈는데 이제는 어플을 이용해서 바로 찍어서 보내면 된다. 훨씬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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