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9일 생생정보에 소개된 "사랑의 매는 없다" 편이 방영됐다. 어른들은 보통 "사랑의 매"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체벌하거나 훈육을 한다. 그런데 일부 어른들의 학대에 가까운 체벌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경찰에 연행된 학대 부모들의 일관된 항변은 "아이가 말을 잘 듣지 않아서" 그렇게 했다고 한다. 과연 아이들만의 문제일까?
훈육을 위해서?
어렸을 때 부모들에게 엄한 훈육을 받고 자란 부모 세대들은 이제 자라서 자신이 자랄 때처럼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를 학대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봐야 할 때이다.
심지어 인터넷을 통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사랑의 매"라는 상품이 버젓이 팔리고 있다고 한다. 상품평에는 "살짝 때려도 아프다.", "사이즈도 굵기도 적당하니 좋다." 등과 같은 상품평들이 올라와 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 물어보면 보통 아이들에게 매가 필요하다고 답한다. 경고용으로 필요하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나도 똑같이 어렸을 때 맞고 자랐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경우도 있다. 공통적인 것은 아이들이 너무 말을 듣지 않는 경우 최후 수단으로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한다.
김영미 변호사(아동 학대 전문 변호사)에 따르면 "아이를 한 대 때리면 말을 잘 들으니가 그다음에는 두 대 때리고 그 이후에도 계속 잘못하면 맞고 또 맞고 이렇게 폭력이 계속되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이명숙 변호사(한국여성아동인권센터 대표)는 "매라는 게 훈육이 될 수도 있고 체벌이 될 수도 있고 그 경계가 매우 분명하지 않다." 고도 말한다.
2020년 5월 29일 경상남도 창년군에서는 집에서 학대받던 9살 아이가 탈출한 사건이 있었다. A양은 탈출하기 전 이틀 동안 쇠사슬에 묶여 있었다고 진술했다. 평소 밥도 하루 한 끼만 먹었고 혼자 다락방에 갇혀 지냈다고 한다. 경찰에서 부모는 "훈육"을 위해서였다고 진술했다. 계모도 아니고 친모였다고 한다.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끔찍한 아동 학대 사건들도 부모들은 모두 하나같이 "훈육 목적으로 그랬다"라고 변명해 왔다. "아동 학대 사건 = 징계권"이 기본적으로 체벌에 대한 변명의 이유로 작용해 왔던 것이다.
징계권
학대 부모들이 주장하는 징계권이란 민법 제 915조에 명시된 것이다.
민법 제 915조(징계권)
친권자는 그 자를 보호 또는 교양하기 위하여 필요한 징계
부모가 아이를 올바르게 교육하기 위해서 징계할 수 있다고 명시된 법 조항이다. 학대 부모들이 이런 법 조항이 있는지 다 알고 법적 방어수단으로 "훈육"이라는 표현을 쓴 것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법에 명시된 징계권이 부모에게 적절한 핑곗거리가 되고 있는 것은 맞아 보인다.
2018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아동 학대 행위자 1위는 친부모였다. 무려 73.5%나 된다.
말이 안 통하니까?
보통 처음부터 매를 드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나름 참다 참다 말이 안 통하니까 매를 들었다는 얘기 한다. 아이들을 징계하는 수단으로 매를 선택하는 부모의 모습을 본 대화 전문가는 어떻게 얘기할까?
박재연 대화 훈련가에 따르면 이런 징계는 100% 체벌이라고 봐야 한다고 한다. 굉장히 폭력적인 방식의 교육이라고 한다. 도구를 이용해 체벌을 하는 경우도 "몇 대 맞을 거야?"라고 물어보는 것은 아이에게 '잘못하면 맞아야 한다'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잘못하면 배워야 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훈육이라고 볼 수 없다고 한다.
신체적으로 아이들의 몸에 허락 없이 손을 대는 것은 다 체벌이다. 아이가 후에 느끼는 정서가 두려움이라든가 수치심이 남는다면 그것도 체별이라고 봐야 한다.
전 세계 60개국에서 아동 체벌 금지법이 제정돼 시행되고 있다.
아동 체벌 금지
1979년 세계 최초로 아동 체벌을 금지한 나라 스웨덴. 처음엔 부모들의 반대가 심했다고 한다. 부모의 훈육이나 체벌 없이 아이를 올바로 키울 수 없다는 생각들이 많았다고 한다.
스웨덴 정보는 각 가정에 안내서를 보급하고 적극 계몽하는 활동을 했다. 그 결과 2016년 스웨덴 정부의 여론 조사 결과 '더 이상 체벌이 필요하지 않다'라는 응답이 90% 이상일 정도로 생각이 변했다고 한다.
이 통계 결과만 놓고 봐도 시행 초기 인식과 시행 후 20~30년이 지나서 조사한 결과가 많이 다른 것을 볼 수 있다. 체벌을 받지 않고 자란 아이들이 성장해서 다시 부모가 되었을 때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 인식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 같다.
변화는 부모로부터 시작해야
경기도 고양시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 남자아이만 둘이라 아이들 돌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장난기도 많고 말도 잘 듣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더 하고 싶어 하고 (뛰어다니고 쿵쿵거리는 것들) 엄마 입장에서는 한시도 맘을 놓을 수가 없다.
엄마는 이런 상황에서 (남자) 아이가 둘이나 있으면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육아를 혼자서 전담하는 경우는 두 배로 더 힘들어 할 수 있다. 그럼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엄마가 소리를 지르고 뛰지 말라고 하면 싫고 칭찬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과연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까?
올바른 훈육법
1. 충분히 기다리며 관찰하라
일단 상황이 생기면 아이를 기다려줘야 한다고 한다. 아이들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아이가 그 행동을 왜 했는지 이야기를 들어 봐야 한다. 성미가 급하거나 눈 앞에 있는 현상만을 보고 아이와 대화 없이 그대로 단죄하게 되면 아이는 큰 상처를 받게 될 수 있다.
2. 긍정적인 언어로 대화하라
아이가 안전하게 행동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줘야 한다. 아이에게 원치 않는 말을 하는 게 아니라 원하는 말을 해야 한다. 예를 들어 '엄마가 너를 이해하고 싶어서 그러는데 왜 울었는지 다시 한번 얘기해 줄 수 있어?' 이런 식으로 긍정적인 표현을 써서 대화를 하면 좋다고 한다.
어른들은 대화할 때 아이를 존중하는 태도를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랑으로 존중하는 태도를 보일 때만이 아이가 '내가 중요한 존재구나', '내가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구나'라는 자신의 절대 가치를 (스스로) 인정하는 아이가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훈육의 핵심이 돼야 한다고 한다.
징계권 삭제는 아동 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뿐만 아니라 바람직한 양육 문화의 확산을 위한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한다. 스페인 교육자인 프란시스코 페레는 "꽃으로도 아이를 때리지 마라"라고 말했다. 아이를 훈육하고 징계하는 방법을 바꾸고 대화의 방법을 바꾸는 등 모든 것이 부모가 조금 더 성숙한 사람, 조금 더 나은 부모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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